임영주 한국PL센터 소장

출처 : 한국수산신문

식품에서 이물 혼입은 낡고도 새로운 문제이다. 식품 제조나 유통, 판매 등 널리 식품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에게 있어 이물 혼입 클레임을 줄여나가는 것은 영원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이물 혼입이 소비자 불만의 상위를 점하는 상황은 수년간 변하지 않고 있다.
이물 혼입 방지를 테마로 한 교육이나 세미나, 참고서 종류는 세상에 흘러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식품안전 2008년부터 본격 논의

식품을 제조하는 건축 환경 및 제조기계에도 공정상 이물 혼입을 방지하기 위한 연구나 개선된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먼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적합한 조건과 환경 아래서 우리는 식품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물 혼입 클레임은 전혀 줄어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이물 혼입 클레임을 감소시키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 그것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이물 혼입 클레임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로 소비자의 의식이 높아진 점을 지적하는 사람이 많다. 나름 근거가 있는 주장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날마다 전해지는 이물 혼입 클레임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예전의 그것과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사실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이물 혼입이라는 것은 인간미가 있는 클레임이다.
예전의 소비자와 현대의 우리가 인간의 감정에 따르는 큰 격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클레임 내용에도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다. 요점은 신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지금까지 우리가 노력해 온 결과만으로는 이물 혼입 방지를 위한 여러 대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올리기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국내에서 이물 혼입과 관련된 식품의 안전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으로 식품의 이물 혼입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부터다. 식품중 세균 오염에 의한 식중독 피해가 더 큰 집단적 피해를 유발시킬 수 있음에도 위해물질로서 혐오물질과 같은 이물 혼입이 소비자에게는 정신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이물 혼입 발생시 식품 제조자와 피해자간 대응 문제나 기업으로서 취해야 할 위기관리방법, 정보 공개와 개시, 행정조치의 한계 등 각 방면으로 철저한 연구와 분석이 이뤄졌다. 단순히 식품 제조나 유통, 판매 관계자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행정을 포함한 소비자 대응의 근본을 재정립하는 문제이기도 했다.
이후 이물 혼입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식품 회수 보도가 지속적으로 매스컴을 통해 공개되고 있으나 제조공정상의 실수로 혼입된 이물이 발견됐을 때 기업으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상품 회수’만이 일종의 트랜드화 돼버렸다는 느낌조차 들기도 한다.

사고 나면 기본적 문제는 ‘뒷전’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지만 이물 혼입 사고의 대응으로 상품 회수는 특수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제까지 이물 혼입 방지에 대해 어떠한 조직적인 조치도 취해오지 않았던 결과가 한순간에 표면화돼버린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들은 소비자로부터 이물 혼입 문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렸을 때 대부분의 제조자들로서는 전혀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물 혼입 방지 대책은 왜 이정도로 뒤떨어져 있는가. 거기에는 여러 요인을 들 수 있겠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식품제조기업의 경영진에게는 이물대책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경험도, 생각하는 습관이나 준비도 전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소비자로부터 이물 혼입 클레임 발생에 관한 제보가 입수됐을 때 대다수의 경영자들은 재발방지대책보다는 소비자에 대한 사죄를 우선시 생각하곤 한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 개개인에 대한 대응이 끝나면 재발방지대책과 같은 기본적인 문제는 뒷전으로 하고 일단락 지어버리는 식의 대응을 지속해 왔다. 이래서는 이물 혼입 클레임 건수가 전혀 줄어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이물에 관해 얘기할 때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이 ‘이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이다. 기본 중에서도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이러한 문제조차 해석은 제각각이며, 실제로는 잘 모르고 있다. 여기에는 사람마다 각양각색의 생각이 반영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물에 대한 판단은 소비자가

혼입된 이물을 눈앞에 두고 법률상 정의를 내세워 ‘이것은 이물이 아니다’라고 외쳐도 의미는 없다. 하지만 클레임을 발생시킨 제조회사의 보고서에는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어도 이같은 생각이 그 이면에 숨어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같이 일방적인 제조자의 논리로 작성된 보고서가 소비자와의 사이에서 항상 트러블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물인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은 제조자가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이 좀 더 현실적이다.

[한국수산신문 2014-06-16]